달랑달랑 어깨에 몸살을 얹고 퇴근했는데 반가운 소식이 도착해 있더랍니다.
참 반가웠는데도, 박스 바깥으로 스믈스믈 새어나오는 향만 맡아보고는 뜯어보지도 못했다가
하루동안 실컷 앓고, 처음 켜 본 Green Satsuma.
제 감기의 끝자락과 함께한 청귤향.
제주도의 청귤향, 이라고 하니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마침, 제주도가 참 많이 그리웠던 참이었거든요.
청귤향은, 채도가 조금 낮은 크림 옐로우색, 이었어요.
함께 매치해서 보내어주신 연두색 컵 홀더와도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불을 붙일 때부터 은은하게 퍼지던 향은,
테두리까지 향초가 녹아갈수록 조금씩 더 진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상큼한가 싶다가
그 다음엔 부드럽고 달달하게도 느껴지고,
마지막즈음엔 새큼한 향과 은근한 청량함에 놀랐어요.
마치, 잘 익은 풋사과의 표면을
지문으로 쓸어볼때의 묘한 상쾌함, 과 닮은 향이라고 할까.
불을 꺼둔 지금도, 타이핑하는 아주 가까운 옆에서
상큼하고 청량한 향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발향이 아주 진하지만,
이렇게 상쾌하고 기분좋은 향은 처음이었어요.
살짝 쌀쌀해지는 지금,
시간을 덥히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향이 아닐까 싶어요.
본 적도 없는 청귤을, 가만히 상상하게 만드는 향.
좋은 향기,
감사합니다. 유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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